6만원짜리 화성학 레슨이 몇 년 뒤 공공조달이라는 시장을 만나게 하고, 지금의 스터디로 이어질 줄은 당시에는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배워서 남 준 시간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작업실 월세를 벌기 위해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대학 시절 개인 작업실은 갖고 싶었지만 매달 나가는 월세가 부담이었습니다. 내가 돈을 받고 내놓을 수 있는 것을 따져보니 화성학만큼은 자신 있었습니다. 크몽에 ‘화성학 4회 6만원’ 상품을 올리고 카페에서 학생을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월세를 벌기 위한 선택이었지만, 레슨 덕분에 평소라면 만나지 못했을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배우고 싶었던 것을 얻은 사람이 기뻐하는 순간도 오래 계속하게 만든 힘이 됐습니다.

가르치기 위해 다시 배웠습니다
학생의 질문에 막히면 그냥 넘어갈 수 없었습니다. 돈을 받고 가르치는 만큼 정확하게 설명해야 한다는 책임이 생겼습니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내용을 다시 확인하고, 상대가 이해할 수 있는 순서로 바꾸는 과정에서 제 지식도 단단해졌습니다.
마케터가 된 뒤에도 질문은 비슷했습니다. 이 사람은 무엇을 얻고 싶어 하고, 어떻게 설명해야 가장 쉽게 닿을까. 어려운 정보를 쉬운 언어로 바꾸는 일은 레슨과 마케팅을 지나 조달코치까지 이어졌습니다.
한 학생과의 관계가 공공조달을 데려왔습니다
몇 년 뒤 음악을 배우던 한 학생이 공공조달이라는 시장을 알려주었습니다. 나라장터는 알고 있었지만, 국가가 기업과 사람에게 필요한 물건과 서비스를 사는 거대한 구매 시장이라는 사실은 제대로 보지 못했습니다.
가르치며 맺은 관계가 전혀 다른 시장의 문을 열었습니다. 공공조달은 시장의 크기에 비해 어려운 언어로 소비되고 있었고, 오래전부터 아는 사람과 이제 막 관심을 가진 사람 사이의 정보 격차가 컸습니다. 그 사이를 쉬운 말로 잇는 일은 제가 잘할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지금은 함께 공부하는 약속이 저를 움직입니다
퇴사한 지금은 사람들과 공공조달관리사 스터디를 운영합니다. 매주 학습자료를 만들고 먼저 공부한 내용을 설명하며 질문을 받습니다. 혼자였다면 생각만 했을 일을 함께 공부하는 사람들과의 약속 덕분에 실제 결과물로 만들고 있습니다.
먼저 이해한 사람이 다음 사람에게 설명하면 누군가는 배우고 싶었던 것을 얻고, 가르친 사람은 자기 지식을 더 정확히 다듬습니다. 그래서 조달코치의 모토를 ‘배워서 남 주기’라고 정했습니다.
배워서 남 준 것은 결국 돌아옵니다
가르치기 위해 공부한 것은 실력이 되었고, 도우며 맺은 관계는 예상하지 못한 기회를 데려왔습니다. 6만원짜리 화성학 레슨이 한 사람과의 인연을 거쳐 공공조달 스터디가 된 것처럼, 먼저 건넨 지식과 시간이 다음 사람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랍니다.